[ Team. KUKLL ] 모든 시작에 서 계신 분들에게
<고려대학교 기숙사 전경>
생각보다 별 거 없다 그죠?
반갑습니다. TeamKUKLL 입니다.
이제 2025 수능이 끝나고 2026 수능을 위한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이미 달리고 있는 학생도 있겠지요.
오늘은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신 분들,
고3 진급하시는 분들이
이후 공부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시기엔 정시를 꿈꾸는 수험생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다들 의치한약수SKY카포서성한(순서는 임의입니다.)을 꿈꾸고 준비합니다.
하지만 원대한 꿈을 가진 여러분께 주변의 방해와 만류가 들어오죠.
이OO(가족): 평소에 공부도 안하면서 무슨 수능이니... 그냥 점수 맞춰서 가라.
김OO(일반고 내신 4점대): 수시 버리면 후회한대. 난 내신 챙겨서 인서울 하련다.
박OO(교사): 정시 준비해서 현역 때 성공하는 애들 없다. 재수하면 무조건 삼수한다.
가족 분과 김OO, 박OO 선생님의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여러분을 위하기 때문에 이런 조언들을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정시를 결정한 수험생분들 중 80퍼센트는 제대로 공부를 안 할 겁니다(본인은 다르다고요? 그러면 지금까지는 왜 안했습니까?). 수시를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인 것이지요.
Team KUKLL도 우선은! 수시로 대학에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저희는 한 명 제외 정시로 오긴 했습니다. 도합 17수인데는 이유가 있죠.)
수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1. 수시로 뽑는 학생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2. 팔 네 개 달린 N수생들(보통 정신도 이상함, 스카이에서 반수함)과 대결할 바에는 학교 친구들과의 대결이 유리하긴 했습니다. 친구들을 보세요. 얼마나 공부 안합니까?
3. 카드가 6장이나 있습니다. 정시는 3장밖에 없고 각 군마다 쓸 수 있는 대학들도 한정되어 있죠.
4.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재수의 난이도조차도 최저 및 원서 딸깍하는 수시가 훨씬 쉽습니다.
5. 당일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실수 몇 개가 생기면 대학이 큼직하게 바뀔 수 있습니다. 단 하루에 지금까지의 삶을 맡긴다는 것은 늘 끔찍하죠.
매년 많은 학생들이 정시에 뛰어들지만, 생존자는 그닥 많지 않습니다. 수능이 고시화되며 장수생들이 늘어가는 것이 큰 이유죠.
수능이 참 무서운 게, 이게 중독이 됩니다. 한 번 더하면 정말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일을 하면서 가끔 저희도 수능을 다시 보고 싶다는 유혹이 찾아옵니다.
더욱 무서운 건 당장 내년 수능을 열심히 준비해도 어떤 성적을 받을지 미지수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공포스러운 정시, 어떤 친구들이 정시를 선택해야할까요?
1. 내가 갔을 때 후회 없이 다닐 수 있는 대학의 마지노선을 생각해 봅시다. 고3때 아무리 내신을 올려도 절대 수시로 갈 수 없는 대학이라고 하면 정시를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2.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합니다만...
고1, 고2 때의 내신과 모의고사를 비교하여 점수 차이가 많이 난다면 정시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시 포텐이 높거나 재능이 있는데 꼼꼼하지 못하여 대내외 활동이나 스펙을 잘 쌓지 못한 학생분들이 여기에 해당하죠.
3. n수를 고려하고 공부하는 학생은 없겠지만, n수를 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정시를 도전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건성으로 하면 안되겠지요. 내년에 다시 칠 생각으로 수능을 보면 점수가 잘 나올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에 재수학원에 들어간 후 1~2개월이면 사람이 우울해지죠.
굳이 이 어려운 가시밭길을 선택했다면, 여러분이 정시를 선택한 시점부터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1. 정시라고 선민의식 가지지 말기 (본인에게 솔직해지기)
모 강사의 발언 ‘II과목 선택한 애들은 지들이 이미 서울대생인줄 알아요’.
수학 수업시간, 뒷자리에 앉아 N제를 푸는 본인이 막 특별하고, 거기에 대고 뭐라고 하는 선생님이 본인 인생을 막는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진 않으셨나요?
아침을 먹으라는 엄마한테 짜증을 내거나, 발소리가 거슬린다고 한마디 하진 않으시죠?
수험생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남들 다 하는거고, 여러분은 비련한 주인공이 아닙니다. 그저 주어진 일을 해야 하는, 내몰린 사람입니다. ‘공부하는 나’에 취하지 마세요.
필수적인 것은 오늘의 나에 충실하고,
미래의 나에게 솔직하게, 부끄럽지 않게 하루를 보내는 것입니다.
2. 컨디션 관리하기
하루도 빠짐없이 10시간 이상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밤을 샐 이유도 없고, 식사를 거를 이유 또한 없습니다.
매일 건강하게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세요. 잘 씻고 청결하게 해야 집중도 됩니다. 게임 끊으세요. 스트레스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과도한 도파민 분비는 집중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3. 전략을 세워 공부하기
공부는 하면 늡니다. 다만 ‘얼마나’해야 하는지는 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국어 2등급에 100시간이 걸릴지, 1000시간이 걸릴지는 모를 일입니다.
본인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시간 분배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교재를 언제까지 풀 것인지, 강의는 무엇을 들을 것인지에 관한 계획을 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주간 계획을 추천드립니다. 너무 긴 계획은 잘 지켜지지 않거든요.
더 많은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올릴 텐데, 팔로우하지면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4. 기본기 늘리기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부족해도, 개념의 중요성은 입이 닳도록 말하곤 합니다. 수학 21번과 10번의 배점은 같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열심히 풀어 맞추어도, 쉬운 문제 한두개 틀리면 오히려 손해입니다.(저희 팀에서 수학 3점을 틀려 1등급 놓친 사람이 두 사람입니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곧 실력입니다. 꼼꼼하게, 빈틈없이 체급 및 피지컬을 키워가시길 바라겠습니다.
5. 급하지 않게
수능 준비 4~5년 해온 사람들에 비해 여러분들은 당연히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세 달 공부해서 국어와 수학 2등급이 나온다면 재수를 할 필요가 없겠지요. 6월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올 리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딱 본인이 공부한 만큼 나왔는지를 점검하시면 됩니다.
정리하자면
항상 집중을 놓지 마시고,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앞으로 공부법 및 자료와 관련하여 자주 올테니, 올해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고1&2가 된 학생을 위한 조언도 들고 오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위는 조금 강한 말들이었고,
시작에 서있는 감정은 늘 설명할 수 없는 떨림과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물리적 시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3이 되어버린 분들도 그렇고,
시험을 다시 보게 되어 수능장에 한번 더 발을 담그시는 분들도 그렇고
보통은 불편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저희도 그랬으니까요)
수능은 과정입니다.
의대를 가도, 공대를 가도, 문과대학을 가도
여러분들의 신분은 의사 공학자 작가가 아닌,
학생입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배움과 시작을 하는 것이죠.
적성에 맞지 않으면 자퇴를 하거나 다른 것을 배우러 가곤 합니다.
수능은 도착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루를 몰두하고 나를 갈아넣는 것이, 때로는 목적과 과정을 혼동하게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수능에만 목매게 되는 것이죠.
근데 여러분들의 인생은 수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수능 후'를 위한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수능이란 이정표에 매달릴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열정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심한 자책과 심한 우울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예요.
모든 시작에 서 계신 분들이 불편하다는 것은 잘 압니다.
그러나 대학 합격은
수능을 꼭 잘봐서 아주 좋은 대학교/ 아주 좋은 과에 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루어지는 것 보다는,
그것 보단 마음을 조금 편하게 잡고, 하루 하루에 충실하고, 미래의 나에게 솔직하게
수험생활을 해나가면 도착하는
경유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팀 활동을 하며 계속 나더라구요.
어찌되었든 다들 덜 힘들고, 더 행복하자는 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많이 고생하셨고, 앞으로 조금만 더 힘내봅시다!
날이 매우 춥습니다. 목도리 열심히 하시고,
다음주 중 서울에는 첫 눈이 온다는데 가족이나 연인과 산책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주에 서촌을 다녀왔는데 되게 좋더라구요
감사합니다.
Team KUKLL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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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ㅠ
읽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나까지만 가고 수시 폐지 드가자
아 일단 나는 가야한다고~
저도 방법 몰라서 6월까지 똥 쌌던 걸 생각하면 참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방법에 대한 고찰은, 수험생 스스로도 꾸준히 해야합니다.
이거 신긱에서 찍은 뷰인데
맞습니다ㅎㅎㅎ
안암의왕 ㄷㄷ
안암의왕오늘옆살이갈예정.
프런티어관 6층 쯤인거같은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