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 [1236598]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4-11-05 23:43:15
조회수 326

초딩 때 디시에 글 쓰고 상속포기 선언한 썰

게시글 주소: https://kyu7002.orbi.kr/00069774431

예에전에 썼다 지운 글 재탕


사건 당시 필자는 초5 잼민이였음

근데 이제 잡지식 좀 많고 경제랑 법 관심 있는 상태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애새기라 잘못 알고 있는 게 많았음


학교 마치고 반차 쓰고 날 데리러 온 아빠는

내게 과자 사주고 은행에서 볼 일을 보셨다.

다름 아닌 부동산 매매에 쓸 자금을 대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출 창구에서 은행원과 아버지가 뭐라 씨부리는 걸 본 나는 당황했다

당시의 내게 '대출 = 신용불량자 = ㅈ됨'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이 ㅈ된 건가? 싶은 맘에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당시 유행하는 수저론을 알게 되었다

이런 혐오적이고도 비전문적이지만 사회 현상을 조소하는 이론이 어디서 파생되었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렇다, 디시인사이드였다


그 때의 나는 대출로 인해 우리집이 ㅈ된 상황이라 생각해서

디시에 무턱대고 '흙수저' 키워드를 검색해봤다

흙수저갤러리가 나왔다


나는 그 갤러리에 무턱대고 

아빠가 대출 받아서 집이 망할 것 같다는 뉘앙스로 글을 썼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우리집은 망하지 않았고 존나 건재하다


댓글은 말투가 존나게 거칠었지만 친절했다

몇 개의 댓이 의견이 일치했다

'상속포기를 하면 괜찮다'


나는 감탄을 하며 상속포기에 대해 찾아봤고

이거구나 싶어서 저녁식사 때 부모님께 대출을 받으실 생각이면, 저는 상속을 포기하겠다고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


부모님은 숨 넘어가게 웃으셨고

나는 대출이 패가망신의 길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rare-심장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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