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언 수식 부사어에 대해
수식언에 해당하는 품사는 ‘부사'와 ‘관형사'가 있다. 문장에서 부사는 부사어로, 관형사는 관형어로 기능하는데 이러한 분석을 어렵게 하는 것들이 있다. 바로 ‘바로', ‘오직', 단지'와 같은 체언 수식 부사어이다.
다음은 23학년도 수특과 허원영(2019)의 일부다.
일반적으로 부사는 문장에서 관형사나 부사, 용언을 꾸미는데 드물게 체언을 꾸미는 경우가 존재한다. 수특에서 언급한 ‘바로 너'의 ‘바로'가 대표적이다. 현재 사전에 따르면 이 ‘바로'의 품사가 ‘부사'인 것은 당연하나 이들의 문장 성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참 난감하다.
학계에서는 세 가지 견해가 있는데 우리가 볼 것은 2와 3이다.
1. 품사 통용을 적용하여 일반적인 부사와 같은 양상을 보이는 것은 부사로, 체언 앞에 놓이는 경우는 관형사로 등재해야 한다
ㄱ. 끝나고 집으로 바로 와
ㄴ. 범인은 바로 너야!
ㄱ와 ㄴ의 ‘바로'는 의미적으로 차이가 없지만 수식언 중 체언을 꾸며 그 의미를 한정하면 관형사로, 부사나 용언의 의미를 한정하면 부사로 분류되므로 ‘바로'를 두 품사로 쓰일 수 있다고 보자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현재 국국원에서 ‘바로'를 관형사로 등재할 계획도 없을 거고 체언 수식 부사라는 개념이 학교문법에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견해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고등학교 문법 수준에서 ‘바로'의 품사가 ‘관형사'일 수는 없다.
2. 문장에서 체언을 수식하는 것은 관형어의 역할이므로 부사가 관형어로 기능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바로'의 품사가 부사이지만 ‘바로 너더' 또는 ‘아주 미남이야', ‘겨우 10원이다'의 경우 체언을 수식하는 관형어와 같은 양상을 띤다. 학교 문법에서 ‘체언 수식 부사'라고 명명하였으므로 부사가 체언을 수식하는 것이고 문장에서 체언을 수식하는 성분은 ‘관형어'이므로 품사는 ‘부사', 그리고 문장성분은 ‘관형어'로 보자는 입장이다.
3. 부사어의 예외적인 쓰임으로 보아야 한다
이 견해는 기본적으로 ‘모든 부사는 문장성분이 부사어다'라는 걸 기본 전제로 깔고 간다. ‘바로 오너라'나 ‘겨우 다 먹었다'와 같은 경우도 존재하므로 굳이 관형어로 볼 필요가 없고 그냥 부사어가 예외적으로 체언 앞에 놓였다고 보자는 견해다. 또 아예 그 모순을 없애고자 ‘바로 너다'나 ‘겨우 10원이다'의 경우 ‘너다'와 ‘10원이다'라는 서술어를 수식하는 부사어로 볼 수도 있다는 견해까지도 존재하지만 이렇게 되면 '바로 너는'이나 '바로 전에'와 같은 경우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시도는 무의미하다. 이 견해에 따르면 그냥 부사어의 예외적인 쓰임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볼 것은 이와 관련된 문제들이다. 아래는 22학년도 수완인데 실린 문제와 그 해설이다.
수완에서는 문장에서의 ‘바로'의 기능에 초점을 맞춰 관형어로 보았다. 그러니 체언 수식 부사의 문장 성분은 일단 관형어로 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이 ‘체언 수식 부사'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이다. 학계의 연구를 보면 [+지시성]이나 [+상징성] 또는 [+초점성]을 상정하여 그 범위를 생각할 수 있을 거 같긴 하지만 학교문법에선 +/- 자질을 딱히 배우지도 않고 체언 수식 부사가 그렇게 중요한 파트가 아니라 뭐가 체언 수식 부사이고 뭐가 일반 부사이다 이런 걸 나눌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표적인 체언 수식 부사(바로, 오직, 겨우, 등)만 몇 개 알아두고 나머지는 그냥 일반 부사로 보고 문장 성분도 문장을 잘 보고 ‘부사어'로 판단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참고로 학계에서는 이게 관형어냐 부사어냐에 대한 논의보다는 품사 설정에 관한 논의가 팽팽히 대립 중인데 이에 관해선 ‘체언 수식 부사의 역사적 연구(김한결)’를 참고하길 바란다. 페이지가 많지만 서론의 선행 연구 검토만 봐도 대략적인 이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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