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을 노리는 수험생들에게
상담을 하다 보면 답답해서 쓰는 이야기
'평균 등급이 현재 4~5등급입니다. 올해 수능에서 올 1등급을 맞고 싶어요.'
'아직 기출 1회독을 다 하지 못했어요. 이번 수능에서 정시로 인서울 명문대를 가고 싶습니다.'
'고1, 2때 공부 거의 안하고 있었는데, 겨울방학때 개념 한번 돌렸어요. 3월 모의고사에서 2등급 가능할까요?'
네, 높은 확률로 안됩니다. 꿈 깨세요.
학습 멘토링하고, 국어 과외한다는 놈이 그게 할 소리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안 되는건 안 되는 겁니다.
어제 피아노학원 등록한 사람이 방학때 빠짝 열심히 했다고 흑건백건 칠 수 없는 거고, 오늘부터 일렉기타 시작한 사람이 한달 뒤 있을 축제에서 캐논락 영혼의 연주 할 수 없는거고, 롤 시작한지 기껏 몇 개월차인 사람이 챌린저큐 가서 페이커 이길 수 없는겁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의 3개의 예시에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이는데, 공부에 대입하면 인정하기 싫어하고 불편해합니다.
저 3개의 예시의 근거는 공통적으로, '숙련도의 부족' 입니다. 모든 배움에는 단계가 있으니까요. 피아노를 예시로 들면, 처음에 도레미파 위치부터 배우고, 손가락 모양 교정하고, 하농 치면서 손 힘도 기르고....... 바이엘도 치고 그 윗단계 어려운거도 치면서 연습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실력자가 되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공부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숙련도입니다. 공부도 단계가 있으니까요. 처음에 개념을 열심히! 머리에 익혀야 하고, 기본 문제도 열심히 풀어야 합니다. 그 후에 비로소 수능 개념을 학습할 수 있고, 기출 문제도 풀어낼 수 있습니다. 기출 문제를 완벽하게 익히면 그 다음부터 사설 n제, 실전 모의고사를 풀 수 있게 되겠죠.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또 단순히 거치는 것 뿐 아니라 확실하게 숙련되어야만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0일의 전사', '치타는 웃고있다' 는 일반적으로 '100일의 전사자'와 '그냥 웃음이 많은 치타' 로 끝나게 됩니다.
시간이 없다고, 급하다고 이 단계 중 일부를 뛰어넘게 되면, 언젠가는 크게 무너지게 됩니다.
'시발점을 아직 못 들었는데, 뉴런 진도가 상당하네요. 뉴런을 들으면서 시발점은 모르는 것만 찾아서 할 수 없을까요?'
'국어 어휘를 아직 잘 몰라요. 그런데 기출을 제대로 보려면 시간이 부족할 거 같아서, 일단 기출을 무작정 시작했어요.'
위와 같이 단계를 건너뛴 공부는 절대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역전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흘려보낸 과거의 시간만큼의 공부량을 어떻게든 수능 전까지 채워내는 겁니다. 밤샘/ 고도의 집중/ 효율적인 시간관리/ 좋은 강의 수강 후 좋은 복습 등등....
'기적'은 없습니다. (뭐 찍어서 맞추고, 적중하고 이런걸 제외하구요. 이건 기적이 아니고 요행이죠.) '노베이스였던 내가 알고보니 개념 학습도 필요없는 문제풀이 천재?' 이런건 라노벨이나 애니에서나 나오는 스토리에요. 단계에 맞춰 성실하게 숙련도를 올리고, 양을 채워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지루한 과정을 반복하는 게 유일한 성적 향상 방법입니다. 내가 몇달만 빡세게 공부해서 성적을 쭉 올릴 수 있다면, 12년동안 성실하게 공부해와서 성적을 끌어올린 옆자리 친구들은 바보인가요. 일정 수준 전까지는 성적은 노력에 비례합니다.
요약하면
1. 단기간에 성적을 급상승시킬 방법은 없다.
2. 역전을 노린답시고 중간과정을 뛰어넘어서 공부하면 안된다.
3. 유일한 방법은 어떻게든 공부량을 늘리는 것
4. 가능충짓 하지마라
그리고
좋은 대학 가기는 생각보다 겁나 힘들다. 가 되겠습니다.
남은 250일도 화이팅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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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특히 수학에서 개념 흔들리면 나중에 너무 치명적임
10월달에 시발점 듣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00일의ㅠ기적 이런 말쓰면 맞아야함
유머용 아니면 정신 차려야죠
지금부터 공부 시작하면 늦지 않았냐는 질문만큼 쓸데없는게 없음.
A. 예 늦었는데요- ㅠㅠ 공부 포기합니다/ ㅅㅂ 니가 뭘 알아?
A. 아니요 할수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그러고 안함)/ 아 그래도 힘들거같은데 ㅠㅠ
아니ㅋㅋ 맞는말인데
말투나 말하는뽄새가 싸가지없네
효율<<공부량 ㅇㅈ
어느 단계부터인가 효율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 있는듯
점수를 따야하는 위치가 있고/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서 100점에서부터 점수를 덜 잃는 싸움을 해야 하는 위치가 있는데 후자는 효율도 중요하죠
몇몇 말들은 쿡쿡 찌르네요. 명심하고 공부하겠습니다. 오늘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해서 그런지 말씀이 더 와닿습니다.
ㄹㅇ 작년에 시간부족을 존나게 느끼고..
이때까지 공부안한 나를 후회하면서
1월부터 바로 독재학원왔어요
이런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다잡고 또 펜 잡으러 가요..
중간중간 개그치시는거 너무재밌네요ㅋㅋㅋ
감사합니다
본인이 웃음 많은 치타면 ㄱㅐ추
'백일의 전사자' '웃음이 많은 치타'ㅋㅋ
혹시 수학의 경우 특정점수구간에서 정체되면어떻게 하나요?
근데 점수 정체의 원인은 개인마다 너무 달라서.... 보편적인 답을 제시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12시간씩 공부박아야겟다
제가 하고싶은 말을 다 써놓으셨네요
노베분들 가능질문좀 그만하시고
조언을 받고싶으면 최대한 구체적으로 질문하세요
진짜 한결같이 ~가능 이런 글들이 매번보이는데
경험상 그 말하는 사람들중 95프로가 이런말해놓고 시작도 안합니다
그냥 대충 행복회로 돌리고 행동은하지않고 자기위로하는거죠
가끔 반복되는 가능충의 질문에 이성을 잃고 욕 마려울때가 있습니다
정말 성공하고 싶으면 9평 이전의 모의고사들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정말 기초부터 꾸준히 학습해서 초반에는 성적이 잘 안나올지라도 수능 때 커하를 찍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노베 허수분들은 당장 3모나 6평 때 2등급 이상 이런 식으로 비현실적인 목표를 잡다보니 수준에 맞지 않는 공부들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건 일부 상위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당장 기초 단계에서의 허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심화강좌만 듣다가 갑자기 어렵지 않은 문제에서 털리는 경우... 평소에는 잘해오다가 그 조금의 빈틈을 비집는 문항이 수능 때 출제되면 쉬운 데서 의문사하는거죠
그럼2~3등급이면1등급받을수있나요
기적 없다는 말 ㅇㅈ
흐아 자극받는다 가자
좋은 말씀이네요. 공부량을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 공부의 방향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함니다
근데 님 말하는거 넘 웃겨요
감사합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자기수준에맞는것부터 공부하고
공부많이하면 오른다는거임ㅁ
단순한 정답이죠. 근데 이걸 여러 요인으로 못해서 차이가 생기는거고
그래서 결론은 역전을 노리지 말라는건가요...?
기적 바라지말고 현실적으로 시작 단계부터 빨리 많이 공부하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하기 나름같아요 2~3년 더해도 점수 같은 시람 있고, 3평 평5에서 그 해에 의대 가는 사람도 있으니
근데 3평 평5에서 그 해 의대가 실존하나요 ??
예 그것도 현역으로 알고있습니다 쌩노베 2개월 평균2등급도 있고 그래요
헐 존경스럽네요 그분들
후자의 사람은 기초부터 심화까지 짧은 시간 내에 다 해낸 사람인거죠 그 사람이라고 해서 노베인데 드릴 킬캠부터 풀진 않았을테니까요
되는 사람이 있긴한데 그건 엄청엄청 소수의 천재고 본인이 만약 거기 해당이면 저딴 질문부터 안하고 있음 ㄹㅇㅋㅋㅋ
휴 그래도 방법이 있기는 하구나
역전의 논술 하라고 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