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선택자들에게 보내는 조언(+질받)
제목 그대로 경제 선택자들, 혹은 경제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건네는 ‘조언’입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경제를 공부해왔고, 수능 때 경제를 선택했으며, 현재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 중에 있습니다. 또한 저는 제가 하고 있는 공부에 너무 만족하고 있고, 진로도 이쪽으로 잡아 놓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경제학도의 시선으로 바라본 수능 경제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몇몇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
1. 웬만하면 선택하지 마세요.
2022학년도 수능 기준 경제 선택자 수 : 5,495명 (사탐 9과목 중 최저 응시자 수)
2021학년도 수능 기준 경제 선택자 수 : 5,076명 (사탐 9과목 중 최저 응시자 수)
응시자 수가 적은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까다롭고, 어렵고, 표점마저 불안정합니다. 1컷이 45점~50점을 왔다 갔다 합니다.
많이들 과탐과 사탐을 비교하며 ‘과탐 난이도에 준하는 사탐은 정법과 경제 정도밖에 없다.. ‘고 얘기하시는 걸 예전부터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정법과 경제를 모두 수능에서 치뤄본 제가 생각하기에는 두 과목은 비교조차 안 됩니다. 경제가 훨씬 까다롭습니다. 당장 정법 선택자 수만 봐도 2만명, 2만 5천명이 넘습니다.
전략상 쳐다도 봐서는 안 되는 과목이 있다면 바로 경제입니다.
그럼에도 선택을 하시겠다면,,
2.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그럼에도 선택한다면, 적어도 미시/거시 2 내지는 고급미시/거시와 같은 과목을 잘 수강한, 그나마 괜찮은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으세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교수님들은 경제학적으로 전혀 의미 없는 선지나 보기, 상황을 출제하지 않으십니다.
특히 6평과 9평에서는 ‘이 상황을 고등학생한테 물어본다고?’ 싶은 문제도 내십니다. 학부 레벨 이상에서 물어볼 만한 문제인데 그걸 축소해서 내시는 경우죠.
물론 그렇게 경제학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해서 학생들이 그것을 알아차릴 수는 없겠죠. 전공자나 일정 수준 이상 공부를 한 사람들만이 교수님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뿐입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수능 수학 고득점을 위해서 학부 레벨의 수학 공부가 큰 도움이 되나요?
아니죠. 절대 아니죠. 그런데 어떤 ‘팩트’들은 가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간단하게는 삼차함수의 비율 관계가 있겠네요.
수능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고등학교 미적분을 공부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변곡점이니 하면서 개념을 알려주고, 수2 문제를 보다 더 잘 풀어낼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정당하죠. 기출에 나왔고, 충분히 교과개념으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학생 스스로 하기에는 무리겠지만)
따라서 경제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출제 포인트를 적절히 분석해서 알려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세요.
또한,
3. 개념 노트는 필수입니다.
아무리 생명에서 유전이 킬러라고 해도, 비유전 개념 정리를 괄시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경제도 개념을 괄시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경제는 4~5문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킬러 문제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킬러 문제들은 일정한 스킬이 요구되기도 하지만, 개념을 정확히 알면 현장에서도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물론, 단순히 교과 개념만을 정리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풀면서 본인이 깨달은 실전 개념을 노트에 같이 정리해야 합니다. (한완수와 비슷한 점이 있네요, 다만 경제는 개념 양 자체가 적기에 별도의 책 없이도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4. 본인이 문제를 한 번 만들어보세요.
작년 모평과 수능을 나란히 놓고 수능에서 6월, 9월에 비해 어떤 걸 더 어렵게 바꿔서 물어봤는지 확인해보세요.
수능특강와 수능완성도 뒤져가면서 수능에서 어떻게 물어봤는지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6평과 9평, 수능특강, 수능완성을 토대로 수능 문제를 한 번 상상해보고,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풀지 미리 정해놓으세요.
실제로 그렇게 분석해보면, 자료해석에 비해 선지판단이 생각보다 허무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발문에서 힌트가 있는 경우도 정말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을 종합해서 문제를 만들어보면, 더욱 더 기억에 남고, 실전에서 가장 실전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겁니다.
위의 과정은 본인이 스스로 하는 것도 좋고, 남이 해놓은 것을 잘 체화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발 문제의 모든 상황을 분석하고 계산하기 전에 선지부터(ㄱㄴㄷㄹ 포함) 보라는 것입니다.
경제에서 선지는 말씀드렸다시피 교수님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내신 것들입니다. 물어보고 싶은 선지가 있어서 문제를 아예 새롭게 세팅하는 경우도 있어요.
발문 읽고, 상황 파악하고, 선지부터 본 뒤에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한 후 하나씩 해나가세요.
수학 문제에서 구하고자 하는 것, 물어보는 것부터 제대로 읽는 것과 똑같습니다.
----------------------------------------------------------------------------------------------------------------
나름 정리해서 말씀드리고자 했는데, 며칠 뒤에 보면 또 두서없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양해 부탁드릴게요. 글쓰기에 소질은 없는 듯 하네요..
혹시
개념, 기출, 과목 선택, 자료, 칼럼 등에 대해
궁금하신 점, 원하시는 점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힘이 닫는 데까지 답변 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듣는다면 어떤 강의 추천하시나용
-
1. 본인이 매일 가방 대신 들고다닌다던 쇼핑백 2. 6모 분석 책 팔고 기부해서...
-
언매<--다들 지금쯤이면 국어판다고하고 비문학 문학보고 ebs달달 하는데 걔네들보다...
-
이해원 선생님 믿겠습니다.. 열심히 회독할게요
-
과탐러임
-
문학을 제일 마지막에 푸는데 그러다보니 시간에 엄청 쫓기면서 풀고, 안그래도 문학...
-
올해는 너무 무섭다ㅠㅠㅜㅜ 작년엔 현역이였으니까 딱히 기대가 없었어서 그런가 끝나고...
-
1학년 학원강사 5
아마 안되는 거로 아는데 다들 뭐 암암리에 하나여..? 원래는 3학년이상만 가능한 걸로 알아서
-
총정리과제 7이 학교에 있어서.. Day 4 5쯤인가..? 수특 회독하면서 갑자기...
-
국어 과탐은 불일거같고 수학은 음…
-
놀라운 사실 17
저 봇치더락 아직 안봄
-
기절했다 일어나니 내일이 수능
-
세상에 이롭다 모두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
-
재수때 성적 높다가 수능날에만 국숭세단 점수 나와서 1년동안 잠도 잘 못자고 중간에...
-
올해 공부 잘한건가 물론 동사나 세사에서 하나 틀려서 백분위 나락갈 수 있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있음
-
3점도 제대로 못 푸는 상태에 도달
-
요즘 실모 점수보면 흠...
-
두각에서 김승리 현강은 언매 따로 안 하는 걸로 아는데,, 그럼 수강생들은 인강으로...
-
안 풀리는 문제 텀 두고 풀릴때까지 계속 푸는거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더 빠르고 더...
-
ㅜㅜ 제2외국어 한문 공부하는데 궁금한게 있어서 한문 잘 아시는분 채팅주세요 사례드리겠습니다..
-
인생이 불속성 미소녀가 아니라 아쉽네
-
뭐 풀면 좋을까요
-
지거국 기준
-
가채점표 1
그냥 문제다풀고 오엠알 체크 다하고 시험시간안에 수험표 뒤에 답 쓰면되는거...
-
N수반이었는데 나보다 학생들이 대단한 것 같다고 어떻게 버텼냐고, 늦지 않았으니까...
-
객관적으로 물로켓 맞지 않음?
-
오늘 수능 남은 일자를 보니 시간이 나한테만 가속해서 나 혼자만 미래에 도착해있는...
-
문학연계 교육청 1
올해 교육청에 나온 문학지문이 수능에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우활가 예측이 많아서 의문드네
-
근데 진짜 가끔 재능의 영역은 다른가 싶은 사람들이 있음 4
나는 간신히 100분 좀 안되게 다 써서 들어왔는데 어떤 인간은 40분 만에 주파함 어이 무 ㅋㅋ
-
수능 화이팅! 1
-
내 인생은 아직 150년도 더남았거든
-
ㅗ현대시는 3바퀴 돌린거같은데 고전시가는 ㅈㄴ안해서…
-
푹 쉬고 내일은 열심히 할께요...
-
이해원모 난도? 2
시즌1~ 시즌4 (파이널은 아직) 80~88 진동인데 수능때 1컷 되는 정도인가요?...
-
팩트는 올해 수능은 "등급컷"이 어려운 시험일거라는 거임 11
쉽든 어렵든 그게 중요한게아님
-
좋아하는 친한 소꿉친구 여자애한테 집착하는 얀데레 레즈가 되고싶어요
-
갈등이 지금과 똑같이 심할까 아니면 줄어들까.... 귀여움에 인류가 익숙해져버려서...
-
a...b...P 이런 글자들도 꼴리고 영어......
-
예열 뭐 가져가지 고민
-
애들 스토리 보니까 usb같던데 저번주? 현강할때 응원글 좀 썼다는데 그건가...
-
문풀양 인강듣는거 등등.. 물론 재능이제일중요하겠지만
-
님이 제게 봇치더락 추천을 해줘서 너무 궁금해서 짬짬이 다봤는데 ㅈㄴ 재밌고 ost...
-
수능이었다면 검토했을테니까 50점임 ㅇㅇ
-
윤석열이 안그래도 지지율 씹창인데 불수능이면 지지율 더 떨어진다고 일부러 쉽게 출제하라고 압박
-
이상한 근자감 생기네 갑자기 수능을잘볼거같음
-
안녕하세요 :) 디올러 S (디올 Science, 디올 소통 계정) 입니다....
-
시간 날 때마다 몇 개씩 하고 있긴 한데 중요도 보고 골라서 하고 있는데 현재...
-
바쁜데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ㄹㅇ 올해 경제 표점은 67 68에 백분위 98 99 주겠지 했는데 어림도 없지 66/97 ㅋㅋㅋㅋ
이게 50컷은 좀 심했지 ㄹㅇㅋㅋ
Stay. . .. .. .
수능 때 실수마냥 경제한 다음에 바로 쳐맞고 재수 ㅋㅋ경제 덕분에 브레턴우즈 다맞는 게 ㅋㅋ 시발..
서강 경제학과와 교수님들 장점과 졸업 후 진로 등에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졸업 후 진로는.. 뭐 상경계열이라고 해서 다른 문과계열과 크게 다른 건 없어요. CPA, 로스쿨, 공무원 많이 준비하고요, 조금 다른 점은 금공 쪽으로 많이 준비한다? 그리고 대학 와서 경제학에 눈 뜨는 경우도 많이 본 것 같아요. 그러면 이제 대학원 가는 거죠. 자교에서 석사하고 유학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교수님들 중에는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 계세요.. 우리나라 경제정책과 관련해서 현 정부와 논문으로 싸우시는 분도 계시고, 한 분야씩 우리나라 탑급인 분들도 계시고요. 또 젊은 교수님 중에는 영어로 강의하면서 진짜 경제학자들이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 조금씩 알려주시는 열정적인 분들이 꽤 계세요. 그게 제가 느끼는 장점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3년동안 경제학과지망 내신경제 1등급 6월,9월모고 1등급인데 수능때 4등급 나와버림 ㅋㅋ
글잘읽었어요
정법선택자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ㅎㅎ
넵..! 한 번 따로 글로 준비해보려고 해요.
경제는 기출문제집 없나요..? ㅜㅜ
마더텅기출이 있네요!! 우영호 선생님 인강 들으면서 기출문제집 열심히 풀면 댈까여??
우영호 선생님 강의은 안 들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인강 듣는다면 경제 전공하신 분 거 듣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기출은 무조건 풀고 나서 분석의 과정이 있어야 돼요. 어느 교과개념을 물어보고 있는지, 어떻게 접근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인지 최대한 답지 없이 생각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저 경제가 재수때 처음이라 모르는데 강의 들으면서 열심히 공부하면 괜찮겠죵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