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잘 가르쳐주는데, 나는 잘 못하네... 왜 그럴까?
쉬는시간이다.
친구가 수학에서 슬럼프가 왔다며,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냐며 상담을 요청해 온다.
공신에서 봤던 글이 문득 떠오른다.
그 글의 내용을 인용하며 수학 공부법을 명쾌하게 정리해 준다.
"6월달까지는 개념을 하면서..문제를 반복학습하고.."
친구는 어디서 그런 깨달음을 얻었냐며 매우 고마워 하고는 총총 걸음으로 자리로 돌아간다.
자기 자신도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뿌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수학 공부를 할 때에는 불안하다.
인강에서 수학 공부법 정보를 얻고, 공신 사이트에서 수학 공부법 글은 봤는데,...
여러가지 공부법 중에서 어떤 것이 과연 맞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계획으로 해 나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친구에게는 그렇게 잘 말하면서...왜 정작 나는 헷갈리고 있을까?
학원과 독학의 차이
한 재수생이 있다.
그는 학원은 안다닌다.
학원은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것을 너무 많이 가르친다. 자기 공부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그는 매일 시립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한다.
3월달까지는 수학2를 다 끝내놓기로 계획을 짰고, 결국 어제 다 끝냈다.
그리고 오늘 도서관에 갔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제 뭘하지? 개념공부를 6월달까지 하라 했는데 계속 개념공부 해야 하나?
뭐가 부족한지 잘 모르겠는데... 새로 인강을 하나 들을까?
이번에 수능 잘봐야 하는데...공부법을 좀 더 알아볼까?'
독학을 하게 되면 보통 겪게 되는 고민이다.
하지만 재수학원에 다니는 친구는 어떤 생각을 할까?
별 생각없이 학원 진도에 맞춰서 생활을 해 나간다.
같은 시기, 그는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오늘 조두식 쌤이 행렬 숙제 내줬는데... 이따 저녁먹고 6시부터 8시까지 하면 되겠다! 빨리 해야지!'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재수 학원을 다니는 사람은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다.
그래서 지금 하는 과정이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적다.
하지만 독학 재수를 하는 사람은 자꾸 이게 맞는지 틀린지 헷갈린다.
만약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어떻게 될까?
끊임없이 고민을 하던 독학 재수생은 방황하다가 약점도 보완 못한 채 수능 시험장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별다른 고민 없이 학원 선생님의 말만 믿던 재수생은 작년 수능보다는 높은 점수를 딸 확률이 높다.
이래서 독학 재수를 하는 사람은 완전 성공 아니면 완전 실패이고,
학원을 다니면서 재수를 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성적이 오르는 것이 보장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독학은 주변의 견제가 없으니 올바른 공부법을 적용하기는 쉬우나,
그것을 오랫동안 꾸준히 지속하기가 힘들다.
반면 학원은 완전 올바른 공부법을 적용하기는 어려우나,
학원을 믿고 따른다면 1년동안 공부를 더 했으니 성적 향상은 기대할 만 하다.
사실 이것이 학원의 진짜 장점이기도 하다.
"별 생각 안하게 해주는 것...."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여태까지 선택을 고민해 왔다.
어떤 식으로 , 어떤 문제집으로, 어떤 선생님을 고르는 것이
최적화된 방법이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진다.
지금 당신이 공신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는 이유도 그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그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앞서 두 예를 다시 짚어보자.
친구에게 상담을 쿨하게 해주던 당신, 그러나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공부를 못한다.
학원만 믿고 다니면 실패한다고 생각했던 당신, 그러나 너무 많이 고민했기 때문에 계획을 잘 못짠다.
중요한 것은, 공부법을 많이 안다는 사실도 아니고, 옳은 공부법을 실천해야만 한다는 것도 아니다.
당신이 가르쳐줬던 친구는 당신 말이 맞다고 생각해서 그 말대로 실천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공부도 잘된다.
학원에 다니는 재수생은 학원 커리큘럼을 믿고 가니 쉽게 흔들리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다.
이것은 남이 말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믿고 따른 덕분에 얻은 결과다.
그런데 자신이 할 때는 말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자꾸 고민이 되는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바로 '신념' 이다.
남이 말해서 믿었듯이, 자신의 공부법이 옳다고 믿는 것이다.
나 역시 재수생 때, 그러니까 5년 전에 내 공부법이 맞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
6월 모의고사 물리 성적은 30점 대, 5등급이었다. 난 계속해서 기본만 파고 있었다.
이게 맞나 틀리나 계속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나를 믿고 따르기로 했다. 내 공부법이 맞다고 생각하고, 11월달까지 가보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11월이 되었다. 3월달부터 다져온 기본기가 11월달이 되니 발휘가 되기 시작했다.
난 물리 20문제를 평균 13분 안에 풀고 거의 틀리지 않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능에서는 물론 다 맞았다.)
그 때 만약 내가 공부법을 바꾸고 이리저리 고민했더라면 어땠을까?
그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신념을 가지려면?
만약 위 부분까지 서술하고 글을 끝내면 그건 70점짜리 글이 될 것이다.
여러분은 "아 .. 알았어 !" 하고 말하지만, 정작 실천하는 데에 도움은 주지 않는 글이 될 것이다.
신념을 가져야 하는 필요성은 말했지만, 어떻게 신념을 가질 수 있는 지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0점은 못되어도 80점짜리 글이 되기 위해 신념을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는 지 말하려 한다.
앞서 두 예시를 다시 생각해보자.
친구에게 수학 공부법을 잘 가르쳐줬지만, 정작 당신은 헷갈리고,
학원은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다 했지만, 정작 당신은 효과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를 말이다.
그것은
1)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2) 많은 것 중에서 선택을 고민하기 때문이다.
경영을 하거나 주식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나 진로를 결정할 때에나,
인생 어디에서나 이런 경우는 많이 발생한다.
최선의 선택을 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 선택을 하기 위해 얻은 정보가 선택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다.
A 라는 선택안이 있지만 B라는 선택안의 장점이 아쉽고,
B를 선택하려 하자니, A가 아쉬운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1)먼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당신이 신이 아닌 이상, 최적의 선택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2)다음으로는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과감하게 택해야 한다.
최악의 선택은 선택 가운데서 갈팡질팡 하는 것이다.
과감하게 택하라.
3)그리고서는 그것이 맞다고 믿어버려야 한다.
마치 신에게서 계시를 받은 양 말이다.
본질적인 인간의 불완전성을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무지한 믿음으로써 극복하는 것이다.
4)마지막으로는 그 선택을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기 위해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래서 what 보다는 how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선택을 옳게 만드는 것은 그 선택 자체보다도, 선택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이다.
앞서 예시를 다시 생각해 보자.
독학 재수를 할 때 성공한 사람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 중에서 신념이 약한 사람들은 아무도 떠올릴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불완전함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결국에는 자신이 성공할 것이라 믿었고,
그 믿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이것이 바로 '자신을 믿는다' 라는 말의 메커니즘이다.
선택에 대한 포기 없이, 불완전성에 대한 인정 없이, 자신을 절대 믿을 수 없다.
차선책의 완벽한 실행이
최선책의 불완전한 실행보다 낫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결국 삶은 이런 선택과 실천의 연속이 된다.
분별있는 선택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가치있는 선택을 과감히 내리며,
그것을 의미있게 실천하며,
최종적으로 평가해 나가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성공요인이 모이게 되고
그것이 일반화가 되어 자신의 철학이 되는 것이다.
*이 글은 공신닷컴 서형일 공신님의 소중한 칼럼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좋아요 0
-
난 더이상 수능을 “대학” 입시로 보지 않기로 했디 0
수능은 전문직 시험 고학년때 다시 드간다.
-
여친구함 6
ㅈㄱㄴ
-
오르비하는 사람이 제 이상형임..
-
인생ㅁㅌㅊ 3
초중 개찐따에다 따돌림 중학교 그만둠 빨리 수능봐서 대학가고 공무원하려했으나 2년...
-
사바사일텐데 공부는 너무 하기 싫고 그냥 수학 기출이나 돌리려는데 노래 안 들으면...
-
물리좃댐 0
배기범모 34점 31점 개좃박았음 근데 혼자서 풀어봐도 못풀겠는 문제가 두개씩 있음...
-
이감 시즌6 등록했는데 아직 일정표에 안나와있어서 그러는데 저번 실모시즌 때 몇까지...
-
수능날 역통수로 5
언매 98 95 92 화작 100 97 93 미적 96 92 88 기하 96 92...
-
츄라이 츄라이
-
한완수vs뉴런 2
한완수를 하면 상중하를 다해야하는건가요?? 공통이랑 미덕 다할생각입니다
-
ㅎㅎ 어그로 ㅈㅅ... 지난번 6평 분석 자료에 이어서 9평도 내어 옴! 쓰는데도...
-
ㅇ?
-
9월 덮도 추가 신청 받던데 10월 덮도 추가신청 받을라나
-
지난번 많은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이번 9월 모의평가 분석 자료를 공개하게...
-
중3이 여러분 앞에서 이런 말 해도 되는진 모르겠는데 15
인생 어떻게 살아가야 하죠
-
킬캠 아낄까 0
4개 남았는디
-
님들 탐구1 탐구2 사이 2분동안 탐구1 가채점표 써도되나요 7
생지라서 생명은 시간이 잘 안남네요
-
둘이 손잡고 나가이씨
-
1. 간부가 음주운전으로 사람쳐서 감옥+무사고 깨짐 근데 정신 못차리고 다른 간부...
-
정시공부했던 것을 떠나보내기도 싫다
-
신검때 정공판정받고 대학다니면서 경쟁률 빡쎈곳만 넣고 떨어지고 대학졸업후 3년...
-
이번주 커트라인은 나란말이야...
-
간쓸개 풀다 보면 가끔 이감이 문제를 이상하게 내는 건지 그냥 양치기만 하다가...
-
여론조사 2
기타는 댓글로
-
자전거타고 10분거리라 하루에 3번씩 왔다갔다 하는거 생각하면 그냥 집에서 공부하는게 나으려나...
-
사실 어차피 버릴 시간 공부에 쓴다는 것만 보면 메리트가 커보이는데 그만큼 뭔가...
-
중고로 구하려는데 권당 7천원이면 적당한건가요
-
고3 결석 질문 0
질병결석하면 처방전 필요하잖아요? 전에 받아뒀던 처방전 복사해서 날짜만 바꿔서...
-
화1 50 (시간 25min) 수특 수완에서 생각보다 연계많이됨(20번 18번)....
-
시간낭비죠…?ㅠㅠㅠ 머리로는 알고있어서 자꾸 현타와요
-
옯창 빙고 ㅇㅈ 2
오르비에 상주하는 이유 오르비없었으면 불안해 죽을 예정이었기 때문
-
딱 1년 남았네요 이제 말출포함하면 1년이 아니긴 하지만요 ㅋㅋ 근들갑 떨지 않고...
-
손절쳐버렸는데 존나후회되네 왜그랬지
-
흠 2만 풀까
-
시ㅣ발 섹ㄱㅅㅅ스ㅡ ㅅㅅㅅㅅㅅㅅ
-
수능 잘나오면 노베 후배들 상대로 수능준비반 해보고싶다 7
누굴 가르친다는거 ㅈㄴ 재밌고 설레는듯
-
다시 미적 샤인미 ㄷㄱㅈ
-
물리2 강K모고 난이도 다른 실모에 비해 어느정도 인가요?? 너무 어렵던데..
-
나 연구시켜줘 14
국과수든 대학이든 어디든 보내즈ㅓ
-
아 씨발
-
걍 유기해도 되려나
-
누굴 좋아하고 설레고 외로워서 만나본적은 많은데 정말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될 것...
-
그냥 화1런 할까요.. 김준+서바이벌이면 능치못할 일이 없어보이는데
-
킬캠멸망함 0
2-5 하방찍음 근데 진짜 뭐지 나만 못친듯
-
왜 오지훈은 알려주는데 학교쌤은 안알려줬지
-
7수 결심했다. 4
눈물이 난다
-
의대 기는 사람들은 의사 되고 싶어서 가는 건가여 20
연구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의대 갈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조건 하에 연구할 듯요
-
토익 텝스 토플중에 수능영어에 가장 도움되는건 뭘까요??? 3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꿈도 못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