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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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잠잠히 있었던 뻘글 욕구가 다시 올라와서..
정치외교를 지망했던 사람으로 정치에 대한 의견을 쓰고 싶네요.
정치 얘기지만 현실 정치나 특정 정치인에 관한 얘기는 없습니다. 전혀 유익하지 않은 뻘글이기 때문에 심심할 때 읽으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네이버 뉴스 댓글에 많고 간혹 오르비에도 있는 일이지만 참 안타까운 일들이 많습니다.
자신과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프레임을 씌우는 일이요.
가령 일베, 종북, 태극기, 틀딱, 좌빨 등등..
볼 때마다 참 불쌍합니다.
만약 사상에 색맹이 있다면 그 증상이 이럴 것 같습니다.
수많은 빛깔의 사람들을 정말 간단하게 빨갱이 또는 일베로 몰아가는 사람들은 정치적 색맹의 중증 환자들이겠지요.
자신과 의견이 다를 때는 특정 정치인의 흠결을 들이대며 너가 지지하는 사람이 어떤지 아냐부터 시작해서..
몇 년 전 제가 중학생 때 일입니다. 어떤 정치인이 정치 생명에 끝이 날 정도의 심한 잘못을 한 걸로 의심받고 있더군요.
다들 탄핵을 외쳤습니다. 제 친구들도 마찬가지였구요.
다만 제가 반에서 왜 탄핵해야 하냐고 물으니 제대로 대답하는 친구는 정말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장난식으로 박사모냐 ㅋㅋㅋ 이러는 반응이 많더라구요.
저는 그 정치인의 잘못의 여부나 탄핵의 가치판단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군중심리를 보고 씁쓸해하는 사람 중 한 명일 뿐입니다. 그 사람이 탄핵에 이를 정도의 잘못을 했는지 저는 여부를 모릅니다.
몇 년이 흘러 지금 제가 현 대통령에 유보적인 스탠스를 취해도 상황은 크게 안 변했습니다.
그냥 다들 취임 초기에 지나치게 찬양하다 또 갑자기 매섭게 비판하다.. 정작 왜인지는 다들 그렇다는데 정도만 알고.
대깨문이냐는 농담도 듣게 됐구요 ㅋㅋㅋ
사실 정치인을 판단한다는 건 정말 재밌는 일입니다.
학생이 공부를 잘하냐 못하냐 평가는 어디서 합니까? 학생들과 이해관계가 엮여 있지 않은 평가원에서 하지요.
정치인이 일을 잘하냐 못하냐 평가는 어디서 합니까? 정치인과 이해관계가 매우 밀접한, 어쩌면 그들 중 하나일지도 모르는 언론에서 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던져주는 정보를 가지고 그들 스스로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그렇다고 판단을 무한정 유보할 수도 없다는 게 딜레마지요.
또 재밌는 것들 중 하나는 이겁니다.
어떤 사람이 장관 자리에 앉았는데 일을 못했다고 합시다. 그럼 우리는 그는 물론 그를 해당 부처에 임명한 정부에 욕을 할 겁니다.
근데 어떤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었는데 일을 못했다고 합시다. 그럼 우리는 왜 우리 자신들에게는 반성을 하지 않나요?
단순히 내가 안 뽑아서.. 라는 말은 민주주의 안에 있는 한 우리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체제 내에 있는 한 내가 투표권이 있다면 그건 나에게도 주권자로서 일부분의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표의 최빈값을 구하는 데에 특출난 재능이 있습니다.
그들은 결코 악마가 아닙니다. 만약 그들에게서 악마를 보았다면 결국 그 책임은 그 악마를 그 자리에 앉힌 우리들에게 있겠지요.
당선되고 나서 돌변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저희에게 연일 보도되는 무개념 국회의원 중 대다수가 여러 번 계속 뽑힌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저를 참 씁쓸하게 만듭니다.
누군가 저에게 정치색을 묻는다면 저는 흰 색이 되고 싶다고 말할 것입니다.
모든 빛깔을 띠고 있는 흰 색이요. 누가 말하든 메신저를 먼저 보기보다는 메시지에 귀기울여 맞는 이야기라면 저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라도 지지할 수 있는.
물론 이런 탓에 절 보면 착시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겁니다. 맨날 파랑색에 매몰되어 있었던 사람은 보색 효과로 저에게 빨강색을 보며 욕할 것이고 반대도 가능하겠죠.
부디 색맹보다는 흰 빛깔의 사람들이 많아져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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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네요. 요새 네이버 댓글보면 별것도 아닌 기사에 문재앙이니 뭐니 달리고 딱봐도 알바인거같은 글에 대댓으로 불타는거보면 보기 싫어지더라구요
본문과는 괴리가 있는 댓글일수 있으나 민주주의가 궁극적인 정치의 종말인지 전 회의적입니다.
저는 이러한 민주주의에 회의를 품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게 보편화될수록(군중심리에 대한 경계심이 보편화될수록) 오히려 역설적으로 민주주의는 제 기능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평소에 말이 많아서 좋은 점 중 하나가 친구들이랑 대화하다 보면 배우는 게 많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실제로 철학과에 관심이 있기도 했구요.
칭찬 고마워요 :)

고마워요 :)저도 정치에 대한 원론적인 접근 좋아하는데 매우 맘에드는 글이네요
사실 이상주의적이긴 하죠. 근데 정치를 직접 투시할 수 없는 정치 외부자들인 일반 대중으로써의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몇 안되는 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올해 정외과를 가게 된다면 더 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고 싶네요
저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경영학과를 가게 될 것 같지만 가더라도 정치외교를 복전하고 싶네요 ㅎㅎ.. 인문학도의 꿈이죠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건.
색깔론을 탈피하는게 우리사회의 과제라고 생각되네요.
그러게요. 메신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게 우리 사회에서 너무 만연하죠.
자소서에 썼던 의견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사실 현실의 정답은 양 극단보다는 그 사이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군중심리(?)에 대해서는 제 나름대로(?) 고민해 본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쓰신 글에 부분적인 설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판단을 무한정 유보'할 수 없다는 게 문제죠. 어떤 정치적 문제를 바라볼 때 단순 사실확인으로 끝나는 문제도 있지만 더 복잡하게 파고 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 정도로 파고들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죠. 그런 현실적 문제 때문에 주변의 판단을 그대로 수용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로서 그런 현안에 관심을 갖고 주체적으로 판단한다면 민주주의의 발전에 보탬이 되겠지만 쉽지는 않은 문제 같네요...ㅎㅎ
일베인 국민이 있다면 그들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있어야 하고
워마드인 국민이 있다면 또 그들을 대표하는 정치인도 있어야 하겠죠.
그게 대의민주주의니까요. 그런 정치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가 보기에)정상적인 정치인을 뽑아서 견제토록 해야 할 것이고.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정도가 아니라 그냥 국민이든 정치인이든 그놈이 그놈이라 그런 거 같습니다. 꼭 한국뿐만 아니라 어디든지.
정치인 욕하는 사람들 중에 막상 그 자리 올려주면 더 열심히 해처먹을 사람 많은데요.
그나마 네이버 댓글러들을 여의도에 보내놓은 것에 비하면 최소한 얘네들은 지식인이라고 말할 수준은 되는 집단이니 다행일 뿐임.
군중 심리가 무조건 틀린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큰 권력을 쥐고도 그만큼의 책임감은 못 가진 사람이 너무 많죠. 자기가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요. 현실적으로 뭐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참 ㅎㅎ
민주정의 시민은 군주정의 임금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신하의 잘못도 결국 책임은 임금에게 있는데, 간언을 고까워하고 감언만 찾으니...
문제 의식이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은 흰 사람이 되고자 하기보다는 쉽고 편하게 양비론자가 되어버리던데, 작성자님은 주인 의식을 가지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 )
요샌 그냥 현실 정치가 싫었는데 이 글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상과 다르게, 우리나라 정치 구조상 짬이 쌓이면 자기도 모르게 한 쪽으로 편향됩니다
다만 한쪽으로 치우치더라도 군중심리가 아닌, 자기만의 논리를 갖춘 사람이 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