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범] 최현배 선생님 기념관을 다녀와서
글쓰기에 앞서 외솔 최현배 선생님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고 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로서 ‘이육사, 윤동주’ 등 교과서 속 위인만이 아닌 한글에 힘써 몸 바친 분들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2월 1일,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아내로부터 2박 3일 휴가를 받아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부산에서 오르비를 눈팅하며
‘부산 명소 추천 좀 해주세요’라고 글을 올렸지만...
영하의 날씨보다 혹독한 무플에 가슴 아파하며 조용히 글을 삭제했습니다. T_T
괜찮아, 그래도 부산 정경 홀로 완상했잖아.
부산에서 이것저것 맛난 것도 몸을 쉬는 사이 (5시간에 걸쳐 부산가서 오버워치한 건 비밀)
라디오를 통해 우연히 사연 하나를 접했습니다.
울산에서 외솔 최현배 선생님을 기리는 사업을 진행하며,
선생님의 글씨를 폰트로 등록하는 작업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와! 이거구나’ 인터넷에서 부산의 박물관, 역사 현장 등 여러 장소를 물색했지만
구미가 당기는 곳이 없었던 저는 서울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
선생님의 생가에 들르길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울산!
작은 마을 한 가운데 위치한 기념관은 생각보다 조촐하고 아담했습니다.
뭐 크기야 어쨌든 일제강점기 때 한글 연구에 힘쓰고
우리말 연구에 열을 다하신 분이기에 괘념치 않았습니다.
최현배 선생님의 동상과 업적입니다.
‘한글이 목숨’이라는 표어와
일제강점기 때 ‘한글맞춤법 통일안’ 등 한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인상 깊습니다.
입구에 커다랗게 자리잡은 현판인데요.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떠올리게 하는 시 한 편입니다.
그럼 이제 내부 사진과 최현배 선생님의 업적을 몇 가지만 공개할게요.
1. 가로쓰기와 풀어쓰기
- 가로쓰기는 이미 우리 친구들이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게 ‘가로쓰기’니까요.
예전에 한문은 ‘세로쓰기’였던 것 아시죠?
한글은 몇 글자 써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로로 쓰는 게 훨씬 편하답니다.
이 ‘가로쓰기’를 일제강점기 옥중에서 완성했다고 하니까 얼마나 한글 사랑이 큰지 아시겠죠?
- 다음은 풀어쓰기인데요, 조금 낯선 쓰기 방법일 수도 있어요.
현재는 ‘모아쓰기’를 하고 있지만
최현배 선생님은 글자를 하나하나 뜯어서
‘한글’을 ‘하ㄴ그ㄹ’ 이런 식으로 분석해서 쓰는 걸 장려하셨어요.
2. 울산말 연구
- 사실 이건 지금도 큰 문제인데요, 우리말이 표준어 위주로 정립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사투리와 같은 지역말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예요.
이러한 현실을 미리 내다보셨는지
그 당시에 벌써 울산말 연구를 하셨더라구요.
참고로 지역말에는 그 지역 특유의 정서나 문화가 담겨있기 때문에
무구한 연구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죠.
다음은 최현배 선생님의 생가를 복원한 것인데요.
사실 우리나라는 임진왜란이나 6.25 전쟁을 겪어서
온전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생가를 찾기 힘들어요.
몇 년 전 송강 정철의 생가에 갔다가 얼마나 허전했던지.
예전의 모습을 복구했다고 했지만
민속촌의 한 구역을 가지고 온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요
마지막으로, 두서없이 내려간 방문기에 사과의 말씀드리며
앞으로 발행된 최현배 선생님의 폰트를 기다리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기념관에 있던 공부와 관련된 좋은 문구네요.
젊음이 때 많다고, 마음을 놓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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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혼자?? 부..부럽.. 아 아닙니다!!^^
사진도 멋지고.. 글도 마음에 와닿고.. 화이팅입니다!!
호..혼자 가는 걸 다들 부러워 하시더라구요 ^^;
나중에 상인쌤도 여행 함 다녀오시죠. 수능 때문에 힘드시겠지만 ㅠ
굉장히 의미있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